💛달토끼가 전해주는 심리학 이야기: 51번째 이야기를 가장 먼저 만나보세요 에디터의 한마디
안녕, 개편된 심터는 처음이지? 우리 다시 또 재미난 심리학 이야기들을 매주 나누어보자고!
한창 시험보느라 다들 정신없었을거야. 시험기간 동안 다들 어떻게 지냈어? 공부하는 데 모든 걸 쏟아붓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을테고, 번아웃이 온 사람도 있을거야. 점수를 잘 받고 싶은 기대에 또는 시험을 망칠까봐 두려운 마음에 원동력을 얻어 공부를 한 사람도 있을거야.
그런데 시험기간에 변화무쌍한 이런 마음 기전에도 신경 심리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다는 사실! 궁금하지 않아? 오늘의 심터 두 편을 통해 더 자세하게 설명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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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뇌와 번아웃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한국대학생심리학회 4.5기 김종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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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을 경험한 사람에게서 더 많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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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과 호르몬 유전자가 정말 관련이 있는 걸까?
퀴즈의 답을 잘 모르겠다면 아래 레터를 꼼꼼하게 읽고 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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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번아웃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까?
- 살다가 한 번쯤 하던 일이 지치고 힘들거나, '이 일을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든 적 있어? 처음 시작할 땐 모든 게 새롭게 느껴지고 일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했다가도, 어느새 그때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일에 허덕이고 지쳐버린 자신의 모습을 본 적이 있을거야.
- 흔히들 ‘번아웃’이라고 불리는 이런 증상에 대해 최근 WHO에서 직장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분류하고 구체적인 특징들을 정의하면서 더 주목받고 있어.
- 그런데, 새로운 논문 결과에 의하면 이런 번아웃 현상이 유전자, 그리고 뇌에 HPA axis(HPA 축)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지금부터 소개해주려고 해!
*HPA axis: 시상하부(Hypothalamus)-뇌하수체(pituitary)-부신(adrenal gland) 축(axis),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작동하는 뇌 신경계와 내분비계의 주요한 시스템
논문에서는 번아웃을 어떻게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있을까?
- ICD-11(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에서는 번아웃을 '해소되지 않은 만성적인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정의하고 있어. 에너지의 고갈, 부정 정서의 증가 혹은 직무와의 심리적 거리 증가, 그리고 전문적 효율성(professional efficacy), 이렇게 총 3가지 차원으로 특징짓고 있지.
- 이러한 번아웃을 신경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신경학적 개념도 알아두어야 해.
- 먼저 DNA methylation은 조금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이니 집중해줘👀 이는 DNA를 이루는 사이토신이란 부분에 CH3, 즉 메틸기가 붙는 현상으로, 이를 통해 유전자를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듯 조절할 수 있는 거야.
- 다음으로 HPA axis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 관여하는 축이야. HPA axis는 신체가 물질대사나 심혈관 및 면역 활동을 조절하여 스트레스 요인에 대응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관장한다고 알려져 있어.
- 이 대응에 관여하는 호르몬 중 하나가 바로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흔히 알려진 cortisol이고, cortisol의 물질대사가 이루어진 후에는 생물학적으로 활동성이 없는 cortisone이 만들어지지.
*DNA methylation: 메틸 그룹이 DNA 분자에 첨가 되는 과정, DNA 부분 조각의 활동을 DNA 서열을 바꾸지 않고, 특정한 부분 H 부분을 H3C로 바꾸는 메틸화를 통해서 약간의 구조적인 화학적 변화를 통해서 변화시키는 것
*cortisol: 콩팥의 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함
*cortisone: cortisol의 cortisone으로의 전환은 대개 만성피로와 만성감염을 의미
본격적으로 논문에서 소개하는 번아웃과 호르몬, 유전자의 관련성을 살펴보자
- 연구자들은 번아웃을 겪고 있는 실험군 59명과 그렇지 않은 통제군 70명을 대상으로 심리적 평가, cortisol/cortisone response, 그리고 DNA methylation analysis를 진행했어.
- 첫 번째 결과로는, 번아웃 그룹에서 cortisol/cortisone level이 통제군과 비교하여 더 높게 나온 걸 확인할 수 있었어. 특히나 cortisone level은, 번아웃을 측정한 척도가 아닌 직무 스트레스 척도와 정적인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고 해.
- 다음으로 cortisol의 양을 비교해본 결과, 유의미하지 않지만 실험군에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어.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번아웃이 장기간 동안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추론했지.
-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NR3C1, SLC6A4)에서 DNA methylation 정도를 측정한 결과도 살펴보자.
- NR3C1의 메틸화 수준을 비교해보니 번아웃 그룹에서 amplicon 1의 메틸화 증가와 amplicon 3의 메틸화 감소가 관찰되었어. 한편 SLC6A4의 메틸화 수준의 경우 amplicon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어. 이는 NR3C1은 소진 증상(탈진, 냉소), 직업스트레스(amplicon 1만)와 관련이 있는 반면 SLC6A4는 모든 소진차원 뿐 아니라 직무스트레스까지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나타내.
- 해당 연구는 처음으로 두 스트레스 유전자에서 다른 양상의 DNA methylation을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로 여겨지고 있어.
*amplicon: 증폭(amplification) 또는 복제(replication)로 인해 생성된 DNA 또는 RNA 조각
즉, 번아웃은 호르몬과 유전자의 작용에 의한 증상이라는 사실!
- 여기까지 번아웃에 관련한 연구를 소개해봤는데, 심리학에서 흔히 다루는 개념들은 아니라서 조금 당황했을거야.
- 한 마디로 정리해서, 번아웃과 cortisol & cortisone 수준, 그리고 DNA methylation의 관련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였다고 생각하면 돼.
- 어렵긴 했지만, 보통 심리학적인 현상으로만 생각하던 번아웃을 유전자와 DNA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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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퀴즈에 답을 해볼까??
정답은 바로 'O'겠지. 번아웃 그룹에서 cortisol/cortisone level이 통제군과 비교하여 더 높게 나왔고, 유전자 메틸화가 증가/감소된다고 했잖아. 이는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인 cortisol/cortisone과
스트레스 유전자가 번아웃 증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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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뿌리를 찾아서
한국대학생심리학회 4.5기 안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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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CARE)은 포유류가 많은 수의 자식을 낳기 위한 전략의 결과로 발전한 정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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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자식을 낳으면 양육을 해야하니 답은 O인가?
퀴즈의 답이 알송달쏭하다면 아래 레터를 꼼꼼하게 읽고 답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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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크 판크세프(Jaak Panksepp, 1943 - 2017)라고 들어본 적 봤어?
- 포유류의 기본 정서를 탐구하여 이를 ‘정서신경과학’이라는 분야로 정립해낸 신경과학자로, 그의 이론은 정서를 연구하는 후대 학자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 그는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게는 일곱 가지의 기본 정서가 있다고 보았는데, 기대(SEEKING), 공포(FEAR), 분노(RAGE), 성욕(LUST), 양육(CARE), 슬픔(PANIC), 놀이(PLAY)가 그 기본 정서에 해당돼.
- 이제부터 그의 멋진 업적을 소개해주려고 하는데, 이 이론에서는 정서의 순서가 중요해. 가장 원초적인 정서에서부터 보다 사회적인, 포유류에게서만 발견되는 정서까지 차례대로 이야기해 줄게.
각각 기본 정서의 특징들을 같이 살펴보자.
- 먼저 기대(SEEKING) 정서의 정체는 바로 도파민 시스템이야. 도파민 시스템은 주관적 쾌락을 경험하게 할 뿐 아니라, 목표에 접근하고 상황에 필요한 행동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
- 그래서 판크세프는 기대 정서를 ‘세계에 참여하도록 하는 가장 원초적인 기능’이라고 요약하기도 했어.
- 반대로, 이러한 시스템에 심한 결핍이 발생하면 접근 행동이 감소하고 임상적으로는 우울의 시초가 되어, 판크세프의 말을 빌려 우울은 ‘세계에 참여하려는 동기를 잃어버린 상태’라고 할 수 있겠지?
- 다음으로, 공포(FEAR) 정서에 대해 얘기해 줄게.
- 약한 공포는 행동 정지(freeze)를, 강한 공포는 회피행동(flight)을 유발하게 돼.
- 판크세프에 의하면 ‘기대’ 정서 없이는 세계에 참여할 수 없는 것뿐이지만, ‘공포’가 없다면 이 세계에서 오래 살아남지도 못한다는 거지, 세상엔 위험한 포식자들이 한가득이니까. 그래서 이들로부터 몸을 피하기 위해 공포가 등장했다고 설명해.
- 세 번째로, 분노(RAGE) 정서는 경쟁과 전투의 필요성에서 출발한 정서라고 해.
- 때로는 자원을 얻기 위해, 때로는 몸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싸워야 할 때가 있잖아?
- 그러한 관점에서, 흥미롭게도 분노는 부정적으로 경험되면서도 접근 행동을 유발하는 다소 역설적인 정서로 여겨질 수도 있어.
- 그렇지만 분노가 등장한 진화적 맥락을 살펴보자면 되도록 싸움을 피하는 게 좋겠지만, 일단 싸움이 시작되고 나면 반드시 무언가를 잃게 되잖아? 그렇다 보니 분노는 한편으로는 부정적 감정인 동시에 접근 행동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크세프는 설명하고 있어.
- 네 번째의 성욕(LUST)은 너희도 알다시피, 종의 번영을 위한 정서야.
- 포유류의 성욕 시스템이 발달해서 성공적으로 작동하면, 개체는 자손을 남기게 되잖아.
- 포유류에게는 자손을 돌보아야 하는 그 시점부터가 정말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지.
- 다섯 번째의 양육(CARE)은 부모가 자식을 돌보고픈 마음이야.
- 포유류는 적은 수의 자식을 남기는 대신 아주 헌신적으로 자식을 돌보는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종의 진화적 적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육 시스템의 발달이 필수적이었다고 볼 수 있지.
- 한편 여섯 번째로 이러한 양육CARE) 정서와는 상극을 이루는 슬픔(PANIC)이 있어.
- 부모가 자식을 돌보는 과정에서, 혹여나 돌봄이 실패할 경우에 경험하는 심리적 고통을 판크세프는 슬픔이라고 말해.
- 이 슬픔 시스템의 첫 번째 기능은 부모가 어린 개체에게 적절한 돌봄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성체에서도 퇴화하지 않고 남아서 애정 시스템과 함께 자녀에 대한 애착을 매개한다고 해.
- 마지막으로, 판크세프는 놀이(PLAY)도 일종의 정서로 보았어, 새로운 관점이지?
- 어린 아이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뛰어놀 때의 즐거움은 도파민 시스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아서, 일곱 번째 정서 분류를 생각해냈어.
- 물론 판크세프는 쥐를 가지고 연구하긴 했지만… 인간이든 쥐든, 어린애들을 제각각 뭉쳐서 재미있게 놀잖아? 실제로 놀이 시스템이 쥐에게 생물학적으로 내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되기도 했어.
- 어린 아이들의 놀이는 탐색, 도망, 싸움과 같이 어느 정도의 위험을 동반하지만, 실제 삶에는 꼭 필요한 행동들을 연습하는 진화적 기능을 가지기도 하잖아? 그래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진화적인 행동들을 배우기 위해 ‘논다’고 설명해.
- 반면, 성인은 아이들처럼 엎치락뒤치락하며 놀지는 않지만, 농담을 하곤 해. 그는 이러한 농담도 일종의 놀이 시스템의 발현이라 보았는데, 생각해 보면 농담은 요상한 구석이 있기도 한 것 같아. 우리는 기분이 나쁠 법한 말도 농담으로 포장해 한 번씩 상대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기도 하잖아. 말을 할 때도 자신이 없으면 꼭 말끝에 어색한 웃음을 붙여 농담인 듯 아닌 듯 던져 보기도 하고.
즉, 의식과 무의식을 구성하는 건 앞서 살펴본 일곱가지의 정서들!
- 이렇게 앞서 설명한 일곱가지의 기본 정서들이 정신(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하는)을 구성하는 일차적인 요소들이야.
- 물론 의식이란 건 복잡한 현상이긴하지만, 그렇다고 아기나 동물에게 의식이 없다고 확신있게 주장하기에도 찝찝한 구석이 있지 않아?
- 판크세프도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신경계에 ‘내재된’ 기본 정서들을 찾고자 한 것이고, 결국 이런 정서들은 기대(SEEKING) 시스템의 도움으로 결합하고 궁극적으로 의식을 구성한다고 여기게 된거야.
- 여기까지가 판크세프의 정서에 대한 이론이야. 만약 그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생겼다면, 그의 2012년작 ‘The Archaeology of Mind’를 읽어 보는 걸 추천해!
- 만약 정신분석학에도 관심이 있다면, 보다 학술적으로 쓰인 그의 1998년작 ‘The Affective Neuroscience’도 재미있을 거야. 왜냐하면, 정서가 정신의 동력이라는 큰 아이디어 맥락에서, 본인과 연결고리가 깊은 프로이트를 언급하기도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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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퀴즈에 답을 해볼까??
정답은 바로 'X'겠지. 양육 시스템은 포유류가 적은 수의 자식을 남기는 대신 종의 진화적 적합도를 높이기 위해서 아주 헌신적으로 자식을 돌보는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달하게 되었다고 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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