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심리학은 개인의 심리를 분석할 때 그의 고유한 성격보다는 그가 속한 사회문화적 환경이 끼치는 영향력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하는 것이 무슨 심리에서 기인한 것인지 분석할 때에 사회심리학 이론을 적용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의 코로나 집단 감염 문제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놀라운 것은 명문대에 재학하는 20대 청년들부터 노인들까지 매우 다양한 연령층이 사이비종교에 현혹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쳤기에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었는지 궁금하여, 해당 현상을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사이비 종교에서 사람들을 포교하는 방식은 사회심리학에서 말하는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기 인식이론에서 기인한 것으로, 자신의 태도가 불분명할 때 행동과 상황을 분석하여 자신의 태도를 결정짓는 현상입니다. 즉, 처음에 받은 부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사람들은 일단은 그 부탁을 들어주는 편입니다. 그러고 나서 더 큰 부탁을 해왔을 때에도 특별히 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상, 요청에 수락한 자신을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착각은 그 이후에도 요청에 쉽게 응해주는 일관성을 주게 됩니다. 우리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하는 분별력을 갖춘다면, 사이비종교의 수법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심리학에서 유명한 실험 중 하나인 아시의 선분 대조 실험을 통해서 인간의 동조 심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분명 자신이 본 선분 중에서 무엇이 길고 짧은 지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주변의 집단 구성원들이 전부 오답을 고르자, 오답에 동조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답을 고르기 전, 누구나 예상할 만한 정답을 골라 만장일치를 깨뜨리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다수에게 동조할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바로 이러한 동조 심리를 이용한 것이 사이비 종교의 수법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이비 종교 집단은 가족과 친구는 물론 모든 외부 정보 원천과의 소통을 봉쇄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오는 정보를 접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사이비 종교 집단에 들어온 이후부터,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사이비 종교에 동조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자신이 세뇌 당한 사상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두 가지 심리 현상을 잘 기억하여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힘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로버트 치알디니, 『사회심리학』, 1판, 웅진지식하우스, 2020, 288.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한 대상에 대한 태도를 가지거나 바꿀까요? 그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그 중 캇츠의 기능이론을 보면 태도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태도를 가지고, 태도를 바꾼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즉 내가 무언가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 태도를 보일 때의 기능적인 효과 때문이라는 것이죠.

 우선 첫번째로 지식적 기능이 있습니다. 이는 태도가 주변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또 지식을 조직화하고 범주화하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빅뱅’이라는 그룹에 대해서 예술성을 좋게 평가하고 '아티스트다, 멋있다' 등의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 그룹이 세운 기록이나 음악적인 가치를 다루는  긍정적인 뉴스에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잘 받아들이고 이해할 것입니다. 반대로 해당 그룹이 범법행위를 저질렀기에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룹 멤버가 저지른 범죄나 사건에 대한 정보 위주로 습득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능은 점점 사고를 편향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우리는 이미 태도에 따라서 굉장히 많은 정보들을 범주화하고 조직화하고 있고, 이것이 다양한 정보의 처리를 용이하도록 돕는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이처럼 태도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지 혹은 무시할 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두 번째로 실용적 기능은 목표를 달성하고 처벌을 피하게끔 유도하는 기능입니다. 즉 편익은 최대화하고 손실은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랑 밥을 먹기로 했는데 한 식당은 우리집에서 굉장히 가깝고 가기가 편하고 다른 한 식당은 교통편이 어렵고 힘들다면 나도 모르게 가까운 식당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수 있겠죠.

 세 번째로는 가치 표현적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취하는 태도를 통해 자기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표현할 수 있어요. 사람들은 특정 이슈나 대상 뿐만 아니라 제품, 서비스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표현하며 자아개념을 공고히 합니다.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마리몬드 제품이 이의 예시에 해당해요.

 마지막으로 자기 방어적 기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특정 태도를 고수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자존감을 유지하죠. 

 태도의 기능 중에서 가치표현적 기능과 관련한 심화된 사례에는 비건 소비 트렌드가 있어요. 동물권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비건(vegan)의 본래 의미는 육류나 생선뿐 아니라 달걀이나 우유 같은 부산물까지 일절 먹지 않는 철저하고 완전하며 엄격한 식습관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먹는 것뿐 아니라 패션이나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동물권 확보’를 실현하는 철학이나 신념, 즉 ‘비거니즘(veganism)’을 뜻하는 단어로 발전했고,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등 전 세계적인 위기로 인해 사람들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적 이슈에 전에 없이 관심을 두게 되었고, 이는 곧 소비 윤리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어요. 지금까지는 죄책감 없이 구매하던 물건도 그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연계된 모든 인간의 노동권과 윤리, 그리고 동물 복지와 환경적인 측면까지도 두루 생각하게 되었죠. 특히 밀레니얼들의 태도는 기성 세대와 구별되는 점이 있어요.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소비 행위로 적극 표현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동물과 환경보호에 앞장서서 참여해요. ‘내가 구매한 화장품으로 인해 지구상 어딘가, 어떤 생명의 희생도 따르지 않도록 한다’는 굳은 신념이야말로 최근의 비건 트렌드를 설명하는 기본 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건 트렌드의 주 예시로는 에르메스가 있습니다.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가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을 올 하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에르메스 측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친환경 스타트업 기업 마이코웍스와 손을 잡고 버섯 균사체로 만든 가죽인 ‘실바니아’로 가방을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마이코웍스는 버섯 뿌리 부분의 곰팡이 몸체(균사체)를 기존 가죽의 특성과 비슷한 재료로 바꾸는 특허 기술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이에 대해 장남경 한세대 패션학 교수는 “스타트업이나 작은 브랜드 위주로 개발·생산되던 비건 가죽 패션 시장에 에르메스 같은 큰 브랜드가 참여한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비건 가죽이 기능적으로나 미학적으로 경쟁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비건 가죽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태도에 대한 다양한 기능 중에서 가치표현적 기능을 잘 보여주는 비건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자신이 가지게 되는 태도들이 어떤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트렌드를 분석하는데 사용해보면 어떨까요?

참고문헌

유지연, “명품 에르메스, 600만원 '버섯 가방' 공개…비건이 열광했다”, 중앙 일보, 2021. 03. 28

위픽코퍼레이션 파인앳플, "비건 라이프, MZ 세대의 가치소비를 이끄는 트렌드(채식주의 이상의 가치 신념)",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