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문헌

Erich Fromm. (1996). 소유냐 존재냐 (차경아 옮김). 까치 (원서출판 1976).
Thomas More (2018). 유토피아 (주경철 옮김). 을유문화사 (원서출판 1516).
한병철 (2012). 피로사회 (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원서출판 2010).

 ‘살 빼는 것이 사는 길, 살찌는 것은 죽음’, ‘무조건 말라야 한다’, ‘역겨운 행동을 해서 입맛을 달아나게 하라’. SNS를 통해 10대 청소년들에게 확산되는 ‘프로아나 8계명’의 일부입니다. 일명 ‘프로아나’라고 불리는 이들은 음식과 체중 증가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무리한 단식을 하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섭식장애의 일종인 거식증 증상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섭식장애란 무엇일까요? 섭식장애란, 정신적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것을 뜻합니다. 잘 알려진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 외에도 신경성 폭식증, 폭식장애, 이식증(영양분이 없는 금속성 물질이나 흙 등을 섭취) 등이 섭식장애에 해당합니다. 특히 폭식증의 경우 음식에 대한 자제력을 상실하고 한꺼번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일부 폭식증 환자는 폭식 후에 의도적인 구토, 설사제 섭취 등의 행동을 보입니다. 또 폭식 후에 우울, 죄책감, 자기혐오 등의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섭식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먼저 대중매체를 매개로 하는 ‘마른 몸에 대한 찬사’는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을 낳습니다. 과도한 다이어트를 바람직한 자기관리로 여기는 풍조 또한 섭식장애 발병에 일조합니다. 200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청소년의 섭식장애 증상과 대중매체의 영향력 간 유의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러한 사회적 경향성에 큰 영향을 받는 반면, 누군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먼저 성격적 요인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섭식장애 환자의 상당수는 타인에게 거절당하는 것에 비교적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완벽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부모의 과잉보호와 간섭이 섭식장애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자신에 대한 통제감을 잃고 불확실성과 열등감을 느끼는 자녀의 경우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체중에 집착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자발적으로 체중을 조절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효능감을 얻는 것이죠. 이 외에도 유전적 요인, 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섭식장애에 영향을 미칩니다. 

 섭식장애 치료 방법으로는 행동수정 프로그램, 인지 치료, 약물 투여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 입원치료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섭식장애 치료의 핵심은 바로 가족과 주변인들의 사회적 지지입니다. 특히 청소년 환자의 경우 가족이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치료 초반에는 부모가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 좋은데, 자녀와 함께 식사 계획을 세우고 자녀에게 적절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자녀의 체중이 정상 범위 내로 돌아온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통제권을 자녀에게 넘겨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부터는 단순히 섭식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이를 야기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부모와 자녀 간 의사소통 방식에는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자녀의 신체상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부모의 양육 태도는 어떠했는지 점검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자녀는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하고 정신적 독립을 이룸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성인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