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국내외 심리학 관련 학술 논문을 알기 쉽게 요약, 전달하는 심터의 10월 셋째 주 뉴스레터가 도착했습니다!

   오늘 전달해 드릴 소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지행동치료 이전, 행동주의적 치료는 어떠했을까?

2️⃣ 신경퇴행성 질환과 치료 방법

그럼 오늘의 심터 시작하겠습니다!

 누군가 정신병리를 치료하는 데 있어 내에서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 무엇이냐 물으면 저는 단연 인지행동치료라고 답할 거예요. 실제로 임상심리 영역에서 주요한 이론으로 다뤄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CBT, 즉 인지행동치료입니다. 행동치료에 인지치료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본래 선행 사건과 그 결과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특정 행동의 수정과 개선을 목표로 하는 행동치료에 1960년대 들어서 인지적 접근이 가미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행동주의적 입장이 외적인 요소만 보고 평가 및 치료를 채택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내재적 요인을 배제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행동치료는 철저히 고전적 조건화를 기반으로 한 심리학적 실험으로부터 얻은 원칙에 근거한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동 치료의 전통적인 기법 중 하나로 꼽는 체계적 둔감화 (Systematic desensitization)는 불안 등의 반응과 연합된 자극에 대한 반응을 완화하기 위해 점진적인 이완 방법을 사용하여 불안 수준을 낮추고자 합니다. 다시 말해, 특정 자극으로 인해 생겨난 부정적인 반응의 정도를 낮추기 위해 근육의 이완이라는 편안함을 특정 자극과 연합시키는 역조건화(counterconditioning)의 원리를 이용한 것인데요. 대표적으로 불안 위계를 작성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방식이 존재합니다. 특정 자극으로 인해 불안을 느끼는 환자에게 불안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순서를 나누어 낮은 위계부터 높은 위계에 대한 상황을 상상하게 하죠. 다음으로 특정 자극에 대한 혐오 반응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방법이 이론적으로는 타당해 보이지만, 인지적 측면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인간에게 행동의 교정만으로 치료가 되길 바라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만큼 행동치료의 사례는 드뭅니다. 그럼에도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던 14살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가정 환경이 너무도 좋지 않았던 여자아이(이하 ‘S’)는 7살 이후로 보육원에서 자라왔고, 보육원을 처음 옮기고 나서부터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끔찍하게도 배 다른 형제로부터 강간을 당하기도 했고요. 여러 차례 심리치료를 받아보았지만 그녀의 자해 행동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한 치료자는 2장의 사진을 찍게 했습니다. 하나는 S가 병동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을, 다른 하나는 S가 자신의 손목에 유리 파편을 대어 그으려는 듯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 치료자는 S에게 그녀가 첫 번째 사진(상호작용)을 보았을 때는 긴장을 풀고, 두 번째 사진(자해 행동)을 보았을 때 긴장할 것을 지시합니다. 긍정적, 혹은 부정적 자극과 근육의 상태를 연합시키는 훈련을 통해 역조건화를 형성시키는 방향이었습니다. 또한, 자살 행위와 관련해서 불안을 유발시키는 여러 자극들을 위계적 순서로 배열하여 그 목록을 구성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불안 위계를 그녀에게 상상하도록 하였고, 해당 장면과 연관된 불안을 점차적으로 둔감화시키는 전략이었습니다. 체계적 둔감화를 실제 S라는 환자에게 적용하려는 시도였죠.

 1년 동안 병동에서 S가 자살 시도를 한 횟수는 총 18회였습니다. 그 중에서, 치료가 시작된 이후 한 그녀의 자살 시도는 2번밖에 되지 않습니다. 행동치료가 S에게 효과적인 행동 감소로 이어졌다는 결과이죠. 실제로 그녀가 자해 행동과 자신의 가족 관계에 대한 과거에 대하여 극심한 불안을 느꼈기 때문에 불안 위계를 포함한 체계적 둔감화 기법이 통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더이상 과학적, 임상적인 측면에서 추구하는 주요 치료기법은 아니게 되었지만, 인지행동치료가 주요 분야로 성장하는 중 이러한 정교한 접근 방식도 존재했고 또 곳곳에서 치료에 활용되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S의 서사와 행동치료의 서사가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오래 기억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lliott, T. N., Smith, R. D., & Wildman II, R. W. (1972). Suicide and Systematic Desensitization: A Case Study.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28(3), 420–423.

 신경퇴행성 질환이란 신경세포들의 소멸로 뇌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일컫는데, 그 종류로는 알츠하이머, 헌팅턴 병, 알츠하이머 병 등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파킨슨 병은 영국의 의사인 제임스 파킨슨의 보고로 알려진 병이에요. 몸의 떨림, 동작의 느려짐,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이 해당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죠. 몸의 떨림과 같은 경우는 안정시에 손이나 다리 쪽에서 먼저 진행이 되어 팔, 다리 전체 혹은 얼굴까지 떨림 증세가 번져 나가기도 해요. 또한 근력에 이상이 없음에도 동작이 느려지는 현상을 볼 수 있어요. 잠행성으로 천천히 진행되어 일상적 동작을 수행하는 것에 있어서 일반인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반대로 구부정한 자세와 좁은 보폭으로 인해 걸음이 점점 빨라지는 가속보행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어요. 
 

 초기 2~3년 사이에 발견하게 되면 약물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경우 이러한 이상 운동 증세는 심해져요. 심화되면 일상적인 행위도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중뇌 흑색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확진된 환자의 부검 결과를 보면 흑질 세포의 절반 이상이 손상되고 선조체의 도파민 80%가 소실된 상태에서 증상이 발현된다고 보여져요. 실제로 파킨슨병을 진단할 때 또한 뇌조직검사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 여부를 진단하지만 생전에 이를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파킨슨병 진단은 임상적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소견에 의존하게 됩니다. 물론 도파민 부족을 교정하는 치료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인지기능 이상이 여전히 진행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다른 신경전달물질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이며, 이러한 뇌 기능 이상의 근본적인 요인은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없으나 환경적,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진다.

 행동적인 측면에서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아요. 다양한 정신질환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치매(Parkinson’s disease dementia, PDD)가 있습니다. 파킨슨 병에 걸린 환자들의 치매 발병률은 일반인들에 비해 6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전두엽과 관련한 실행력에 대해 장애가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이 밖에도 망상, 우울, 불안과 같은 신경정신적 증상이 발생하기도 해요. 파킨슨 증상이 심할수록 높은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행동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을 동반할 수 있는 파킨슨병, 정말 무섭지 않나요?

김상윤. (2002). 파킨슨 증상을 동반한 치매 : 파킨슨병 치매 Parkinson's Disease Dementia (pp. 73-76). n.p.: 대한치매학회.

고성범. (2003). 파킨슨병의 진단과 치료 (pp. 1059-1068). n.p.: J Korean Acad Fam Med.

한국대학생심리학회의 학회원들이 집필한 심리학 뉴스레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이번 주 뉴스레터를 읽고 남기고 싶은 의견이 있다면 위 링크를 통해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