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국내외 심리학 관련 학술 논문을 알기 쉽게 요약, 전달하는 심터의 12월 다섯째 주 뉴스레터가 도착했습니다!

   오늘 전달해 드릴 소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앨더퍼(Alderfer)의 ERG 이론을 통해 살펴본 인정 욕구와 이를 반영한 현대인들의 멀티 페르소나와 공정성 인식

2️⃣ 순수한 이타주의?

그럼 오늘의 심터 시작하겠습니다!

 ‘욕구’와 ‘동기’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욕구’는 ‘불안정한 긴장 및 혹은 그 상태를 가져오게 하는 개인 생활 속 결핍된 무언의 감정’을 의미하고, 이는 개인의 행동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동인으로 작용기도 하죠. 반면 ‘동기’란, 개인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작동시키고자 하는 개인 내적인 심리 상태, 즉 내적인 추진력을 의미한답니다. 관련 이론인 동기 이론은 개인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개인이 실제로 행동을 작동시키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욕구에 기반해 목표 지향성을 띄고 행동을 유도하며 그 행동을 지속시키는 ‘동기’의 강력한 영향력을 설명합니다. 모든 욕구가 반드시 동기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인 동물로서 인간에게는 필연적으로 ‘인정 욕구’라는 것이 있죠.

다양한 동기 이론 가운데,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의 설명력과 경험적인 타당성을 개선하기 위해 체계화된 이론인 “앨더퍼(Alderfer)의 ERG 이론(ERG : 생존(Existence), 관계(Relatedness), 성장(Growth))”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생존 욕구: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욕구로서, 가장 기본적인 동기

관계 욕구: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맺으려는 욕구

성장 욕구: 성장하고 발전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자 하는 욕구

앨더퍼의 ERG 이론은 위의 그림과 같이 구분되는데,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은 ‘만족 – 진행’ 과정으로 가정한데 반해, 앨더퍼의 ERG 이론은 ‘좌절 – 퇴행’ 과정으로 가정했다는 차이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매슬로우는 하위 위계의 욕구가 만족되어야 다음 단계의 욕구로 나아갈 수 있으며 이렇게 만족된 욕구는 더 이상 동기 요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앨더퍼는 상위 욕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좌절 경험은 하위 욕구의 중요성을 더 크게 만들며(퇴행) 이 하위 욕구가 중요한 동기 요인으로서 작용하게 된다고 본 것이죠. 이 중, 관계 욕구 안에 포함되어 있는 개인의 인정 욕구는 사회 속에서 어떤 형태로 보여지고 있을까요?

최근, 현대인들 사이에서는 ‘본캐’, ‘부캐’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며, ‘멀티 페르소나’라는 단어가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페르소나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 배우들이 쓰던 가면’에서 유래되었는데요, 멀티 페르소나란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꾸어 쓰듯 상황적 필요와 역할에 따라 다른 사람으로 변하고 다양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다층적 자아상을 의미한답니다. 현대 사회는 한 개인에게 다양한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요구하고, 이에 개개인은 점점 다중적인 사회적 요구에 반응하여 해당 지위와 역할에 맞게 자신의 정체성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멀티 페르소나의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페르소나는 한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언급한 카를 융에 의하면, 적절한 멀티 페르소나를 통해 현대인은 인정 욕구를 채울 수 있으며 이는 성장 욕구로 나아가기 위한 긍정적인 발판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이해의 부족 및 뚜렷한 자기인식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나치게 다중적인 멀티 페르소나는 오히려 정체성의 분화를 야기하고 분절적인 자기복합성 개념의 형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이러한 측면에서, 자기 자신보다 사회적인 환경 및 타인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고 있고, 지나친 인정 욕구 및 관계 욕구에 몰입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형성한 나의 멀티 페르소나가 성장 욕구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좌절을 경험한 것은 아닐까?”와 같은 물음으로 말이죠.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의 저자인 김학진 교수님의 공정성과 이타성에 대한 말씀은 이에 대한 깊은 고민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공정성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동기가 사회적 규범에 부합하도록 포장된 표현 양식 가운데 하나이다. 관계에서의 다양한 갈등은 각자가 추구하는 공정성과 타인의 동기가 충돌하면서 생겨난다. 즉, 공정성과 이타성은 뿌리 깊은 인정 욕구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중략)… 어쩌면 공정함이란, 나의 행동▪생각▪감정들 뒤에 숨겨진 이기적 욕구들을 빠짐없이 찾아내 인식하고 이 욕구들이 나의 궁극적 삶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과정일 수 있다. 이 과정은 나의 신체 항상성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극단적인 이기적인 노력과 다르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를 진정 이롭게 하는 이기적 행위에 최선을 다했을 때, 공정한 사회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와 같은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에 저는 “당신의 멀티 페르소나는 공정한가? 당신의 멀티 페르소나는 당신의 내면의 이기적인 욕구들을 빠짐없이 인식하고 삶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인가?”과 같은 고민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들을 종합하면, 타인과 사회로부터의 인정 기준이 상대적이고 가변적임을 간과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를 토대로 개인의 욕구를 돌아보며 생각해볼 시점이 아닐까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

동기와 정서의 이해 / Johnmarshall Reeve 저자(글) / 김아영 , 도승이 , 신태섭 , 이우걸 , 이은주 , 장형심 번역 / 박학사 / 2018년 1월 25일

월간중앙 (joins.com) / [인터뷰] 뇌과학자 김학진이 말하는 공정의 신경학적 기제 / 202205호 / 2022. 04. 17

사진(이미지) 참고 : https://ryan-jj.tistory.com/2

우리는 종종 주변에서 대가 없이 타인을 도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고는 합니다. 사고 현장에 나타나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조를 도운 사람들의 이야기, 보답을 바라지 않고 주변의 이웃들에게 무상 음식을 제공하는 가게 사장님들의 이야기.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일화를 들으면 우리는 보통 그들이 ‘이타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종종 흔하게 쓰이는 이 ‘이타성’이라는 단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가며 고민을 해보려 합니다.

보통 특정 사람에 대해 이타적이라고 이야기할 때는, 그들이 물질적 이득과 관계없이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 즉 친사회적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행위는 순수한 이타성에 의한 것일까요? 이전부터 ‘순수한 이타성’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아예 순수한 이타성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적 이득 외에도 친사회적 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다고 말합니다. 결국 인간은 본인의 이득, 특히 자손 번식과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한 방향으로의 이득을 위해 이타적 행동을 한다고 보는 것이죠. 그들이 말하는 이득의 구체적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유전적 이익’입니다. 인간이 공동체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 이유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자연에 맞서 살아남고, 자신의 자손을 남기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공동체 환경 내에서 친사회적 행위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지는 것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자손을 남기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둘째, ‘사회적 지위와 인정’ 입니다. 도로에서 차를 운전할 때, 운전에 미숙한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차선변경입니다. 그런데 차선을 변경할 때, 자신의 미숙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도와달라는 표현을 하면 주위 차들이 훨씬 더 호의적인 태도를 갖는다는 것을 아시나요? 실제로 사람들은 스스로가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 매우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결국 내가 타인보다 더 뛰어나다는 뜻이며, 이러한 도움 행동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고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답니다.

셋째, ‘일관적인 자아상의 유지’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 자아상을 형성하고 싶어 합니다. 타인을 돕는 등의 친사회적 행위는 이러한 자아상 형성의 큰 근거가 됩니다.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수용받고, 친사회적인 사회적 자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넷째, ‘감정과 기분 관리’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관찰하면 실제로 감정적 고통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친사회적 행동은 결국 이러한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타적 행동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구체적 이득은 이와 같았으나, 이타성의 본질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끊임없고 또 중요합니다. 됩니다. 순수한 이타주의가 존재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이타적인 행동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들은 여전히 많은 연구와 토론을 필요로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더 많은 토론과 연구를 통해 우리는 더 넓은 시야에서 인간 행동과 그 이면을 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대학생심리학회의 학회원들이 집필한 심리학 뉴스레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이번 주 뉴스레터를 읽고 남기고 싶은 의견이 있다면 위 링크를 통해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