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국내외 심리학 관련 학술 논문을 알기 쉽게 요약, 전달하는 심터의 3월 넷째 주 뉴스레터가 도착했습니다!

   오늘 전달해 드릴 소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는 법

2️⃣ 누구에게 말했더라? -기억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그럼 오늘의 심터 시작하겠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정의하려는 과학적 시도: 인지 모형

1. 한 대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개념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2. 반면 심리학에서 연구의 대상이 되는 마음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3. 예컨대 인간의 마음 중 하나인 사랑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려면 그 개념이 포함하는 사전적 의미 뿐만 아니라 철학적, 사회문화적 의미 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며 개인에 따라서도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4. 이에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에서는 개념을 관찰 가능한 형식으로 설정하고, 심리과정을 형식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추상적인 개념들에 대한 측정 모형을 개발하였습니다.
5. 이 글에서는 인지심리학 연구가 어떠한 인지모형들을 사용하여 과학적 사실을 축적하였으며, 그러한 모형을 사용한 논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인지 모형 속 요소: 기호 조작

6. 디지털 컴퓨터의 등장과 함께 마음이 하는 다양한 과제들의 수행과 그 과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소위 기호 조작(symbolic manipulation)으로 심리 과정을 설명하는 모형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7. 기호 조작의 모형들은 대체적으로 흐름도의 형태로 표현됩니다. 아래에 제시된 흐름도에서 사각형은 상태를 나타내고 화살표는 상태의 전환을 나타냅니다.

8. Atkinson과 Shiffrin의 기억의 다중저장 모형에 따르면 감각정보는 먼저 감각기억으로 입력되어 저장되고 이 중 주의가 주어진 항목들은 단기기억으로 전이됩니다.

9. 단기기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암송을 계속하여야 하는데, 이 암송의 횟수가 많을수록 장기기억으로 전이되는 확률이 증가하게 됩니다. 많은 실험 연구들이 이 연구의 타당성을 지지합니다.

10. 기호체계 이론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인지모형으로는 ACT-R(Adaptive Character of Though-Rational)이 있습니다.

11. 이 모형은 초창기에 서술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12. 서술적 지식은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다”와 같이 명제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지식입니다.

13. 절차적 지식은 더하기를 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과 같이 특정한 조건이 주어질 때 어떠한 행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칙들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5. ACT에서는 “if 조건-then 행위” 형식의 산출체계를 정의하고 체계에 따라서 주어진 상태를 변화시켜서 문제해결을 하는 것으로 가정하였습니다.
16. ACT-R도 기본적으로 산출체계에 근거하는 모형이지만 시각 모듈이나 운동 모듈 등을 가정하고 세부적인 산출체계를 정교화하고 확장함으로써 인지심리학의 대부분의 현상을 모형화할 수 있는 모형으로 발전시켰습니다.

16. 이는 심리학을 넘어서서 인공지능이나 기계 학습 분야에까지도 적용가능합니다.
17. 신경망 모형은 1980년대 중반에 기호조작모형과는 다른 맥락 속에서 인지모형으로 등장하였습니다.
18. 행동주의에서 인간의 모든 행동을 연합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다시 신연합주의로 부활하면서 신경망의 형태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 신경망 모형도 마디와 연결로 구성되어 있으나 개념이나 특징들이 여러 마디에 걸쳐서 표상되며, 하나의 마디가 활성화되면 연결고리의 가중치에 따라 연결된 마디들을 활성화시키거나 억제시킨다는 규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20. 또한 신경망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연결고리의 가중치를 학습시키는 알고리즘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21. 학습알고리즘은 기호조작 모형처럼 규칙이 명시적으로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제시된 사례를 이용해서 스스로 학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2. 신경망 모형은 실제로 신경의 정보처리 자체에 대한 모형이 아닌, 신경정보처리의 기본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만든 인공적인 인지모형입니다.
23. 감각, 지각, 언어처리 등의 몇 가지 인지심리학의 영역에서 신경망 모델은 기존의 모형으로 설명하기 곤란하였던 현상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습니다.
24. 현재 인지심리학에서는 한 유형의 모형이 주도하고 있지는 않으며 설명하고자 하는 현상에 따라 서로 다른 모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25. 예컨대 문제풀이와 언어처리와 같은 영역에서는 기호처리모형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지각과정에서는 신경망 모형들이 다소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6. 결국 이 모형들의 타당성은 인지심리학 실험을 통한 검증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합니다. 계산기계가 점점 발전함에 따라 인지심리학의 모형 또한 더 정교화될 것입니다.
27. 인지심리학 모형과 계산기계의 모형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발전해왔기 때문에 인간이 합리적이고 인지과정이 효율적이라는 과정을 하면 어쩌면 앞으로 이 두 영역의 모형은 일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누구에게 말했더라? -기억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정보를 전달한 청자를 기억하는 기억: 원천 기억

1. “내가 그 이야기, 너한테 했던가?”

2. 누구에게 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경험, 있으신가요?

3. 우리가 회상하는 것은 경험했던 사건 그 자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경험에 의해 머릿속에서 구성된 사건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잘못 기억하거나, 아예 기억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가 쉬운 것입니다.

5. 이러한 취약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6. 누구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는지, 반대로 내가 누구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고는 하죠.

7. 누구에게 들었는지 기억하는 것을 원천 기억(source memory), 누구에게 말했는지 기억하는 것을 대상 기억(destination memory)이라고 합니다.

8. 용어가 조금 생소하신가요? 이 글을 통해 대상 기억이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봅시다!

 

정보의 방향성에 따라 나뉘는 기억의 차이

9. 원천 기억과 대상 기억의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정보의 이동 방향’에 있습니다.

10. 원천 기억은 정보가 들어오는 것이라면, 대상 기억에서는 정보가 내보내지는 것이죠.

11. 선행 연구들에서는 정보가 교환되는 방향이 기억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점을 가졌고, 정보가 내보내지는, 즉 수행이 행해지는 경우 외부 환경을 부호화하는 과정이 방해받는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12. 다시 말해 상황 맥락에 대한 기억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13. 들어오는 정보는 해당 사건과 환경 사이의 풍부한 연결이 형성되는 데 반해, 정보가 나가는 상황에서는 환경 내 각각의 정보들이 잘 통합되지 않습니다.

14. 이러한 이유에서 원천 기억보다 대상 기억에서의 오류가 더 많아지게 됩니다.

15. 그렇다면, 정보들이 잘 통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6. 그 이유는 화자가 정보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과정’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그들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죠.

17. 이러한 현상은 대상을 향한 주의 자원을 줄이기 때문에, 제공된 정보와 대상 사이의 관련성이 약해지게 됩니다.

18. 대상 기억이 부호화 시 상대의 얼굴,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사실에 집중하는 주의적 자원의 양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에 근거하여 보면 주의 자원이 줄어듦에 따라 낮은 수준의 대상 기억이 초래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죠?

 

대상 기억과 관련된 심리 지식들

19. 대상 기억과 관련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더 있습니다.
20. 사기꾼은 평균보다 더 높은 대상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21. 굉장히 매력적인 얼굴 혹은 반대로 매력적이지 않은 얼굴을 가진 대상에게 정보를 전달할 때 대상 기억의 강도가 강합니다.
22. 외향성과 대상 기억 사이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즉 외향적인 사람들에게서 대상 기억이 높다는 사실이에요.
23. 연구에 따르면 사기꾼의 경우에는 옳은 정보와 거짓 정보를 전한 대상을 기억하여 향후 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속임수가 발각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24. 얼굴과 관련해서는 사람들은 완전히 매력적이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얼굴에 주의적 자원을 더 쏟게 되기 때문에 부호화 과정에서 대상과 정보를 쉽게 연결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대상 기억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25. 마지막으로 외향적인 사람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기회를 중시하고, 외부적 환경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특성 역시 대상을 기억하는 것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것으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26. 대상 기억에 관한 이야기, 흥미로우셨나요?
27. 누구에게 말했는지를 기억하는 대상 기억은 화자 혹은 대상의 특성에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한답니다.
28. 대상 기억에 관한 흥미로운 논문도 많으니,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리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대학생심리학회의 학회원들이 집필한 심리학 뉴스레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이번 주 뉴스레터를 읽고 남기고 싶은 의견이 있다면 위 링크를 통해 남겨주세요💙